만렙 1일째=휴가1일째

근데 어째서인지 에픽템이 많네요?

by 월신초 | 2009/11/25 23:49 | 소식의 우물(일상기록) | 트랙백 | 덧글(0)

휴가나간다

예아 EE!!
아제로스로 갑니다

by 월신초 | 2009/11/25 07:33 | 소식의 우물(일상기록) | 트랙백 | 덧글(0)

[TS물]반쪽의 스피카 - 5

꿈을 꾸었다. 언제의 기억일까? 분명히 어릴적 언젠가의 기억이란건 알 수 있었지만, 어째
서인지 뚜렷이 생각나진 않는 오랜 기억. 하지만 너무나도 빛나는 시절의 한 파편이었다.
부모님과 찾은 어느 별장을 빠져나와 동생과 숲을 헤메고 있었다. 사방을 감싼 짙은 어둠은
발 밑도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작은 풀벌레소리와 우리의 숨소리, 발 밑에 간간히 밟히는
나뭇가지의 부러지는 소리가 세상을 물들이는 유일한 감각이었다. 하지만 나와 가인이의 마
음 속 어디에도 어두운 공포는 존재하지 않았다. 말을 하지 않아도 마주잡은 손을 통해 전
해지는 서로의 존재가, 어둠 속에서 우리를 비추는 빛이 되어주었다. 함께라는 것만으로도
안도감이 마음을 은은하게 보듬어주었다. 말은 하지 않았지만 우리는 자신과 서로를 굳게
믿고 있었다.
얼마나 걸었을까? 우리의 눈을 가리던 짙은 어둠이 거튼이 걷히듯 나무의 장막과 함께 사라
졌다. 길던 숲이 드디어 끝난 것이었다.
"와아!"
우리는 동시에 감탄했다. 내가 감탄했기에 가인이가 감탄했고, 가인이가 감탄했기에 내가
감탄했으며, 선후가 없었고 차이도 없었다. 그저 탁트인 하늘과 쏟아질 듯한 하늘의 별을
바라보고 입을 벌린채 감동했다. 예쁘다고 생각했다. 마음 속에 잔잔한 파도가 퍼져나갔다.
고갤돌려 바라보지 않아도 가인이 또한 그렇다는 것은 알 수 있었다.
하늘을 올려다보며 천천히 별을 따라 눈을 움직였다. 그리고 남쪽 하늘에서 찾던 별을 찾을
수 있었다. 찬란히 빛나는 쌍둥이별 스피카.
"가인아, 저길 봐."
"응, 오빠."
손가락으로 가리키지 않아도 같은 곳을 보고 있는 것은 알 수 있었다.
"저게 스피카야. 쌍둥이 별이레."
"쌍둥이면 우리랑 똑같네."
"응. 우리처럼 언제나 함께야."
"언제나 함께."
"후후후.""후후후."
웃음소리가 겹치며 처음으로 서로를 마주본 우리는 풀밭에 앉았다. 코 끝을 간질이는 향긋
한 풀내음을 맡으며, 언제까지고 별을 바라보았다. 서로의 존재를 가슴 깊이 느끼면서, 부모
님이 우리를 찾아와 등 뒤에서 감싸안기 전까지 손을 포갠 채로 남쪽 하늘만을 바라보았다.

 

잠에서 깨어난 시인은 몸을 일으키다가 자신이 흘린 눈물을 눈치챘다. 자신이 어째서 울고
있던 걸까 생각하며 침대를 나온 시인은 소매로 눈물을 닦아냈다. 그리고 욕실로 향했다.
한여름의 더위가 남아 밤새 흘린 땀이 축축하게 몸을 감싸고 있었다. 더불어 이유모를 눈물
탓에 얼굴 또한 신경쓰였다.
그다지 낯설진 않지만 익숙치도 않은 가인이의 옷가지를 살펴 적당한 것을 꺼냈다. 그리고
욕실에 도착한 시인은 옷을 벗지도 않고 수도꼭지를 돌렸다.
쏴아아아
차가운 물이 샤워기에서 쏟아지며 몸을 적셨다. 체온을 앗아가는 차가운 물의 감각에 시인
은 눈을 감았다.
‘이대로 물에 녹아 사라지면 어떨까?’
시인은 무심코 그런 생각도 했지만 머리를 흔들어 재빨리 그런 생각을 지웠다. 가인이의 마
지막 모습과 함께, 닿지 못했던 손끝을 타고 전해진 마음이 가슴 속에 되살아났다. 시인은
입술을 질끈 깨물며 거칠게 수도꼭지를 잠궜다. 여름의 날씨따위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가슴
속까지 사무쳐오는 한기에 시인은 몸을 떨었다. 팔로 자신의 몸을 감싸안고 새어나오려는
울음을 필사적으로 억누르며 신음했다. 너무 힘을 줘서 손에 핏기가 사라져 창백해졌지만
시인은 아픔조차 느끼지 못했다. 다만 자신의 팔에 느껴지는 가인이의 대체품에게서 가인이
의 온기를 찾기위해 필사적일 뿐이었다. 심연과 같은 상실감을 채워줄 온기를 갈구하며 불
안하게 눈을 굴렸다.
“가인아...가인아...가인아...”
끊임없이 동생의 이름을 중얼거리던 시인은 세면대 위의 거울에 시선이 가 박혔다. 그곳엔
시인이 그토록 찾고 갈구하던 가인의 모습이 있었다. 물론 그것은 수술을 받은 시인 자신의
모습이었지만 시인의 가슴은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욕조에서 미끄러져 넘어질 뻔 하면
서 비틀거리는 발걸음으로 세면거울 앞까지 걸어간 시인은 거울을 쓰다듬었다. 손에 느껴지
는 것은 그리운 온기가 아닌 차디찬 냉기뿐이었지만 그리운 얼굴선을 따라 손가락을 대고
그려나갔다.
[    ]
순간, 거울 속 가인의 입술이 움직인 것 같았다. 아니, 움직였다. 시인은 놀라움에 눈을 크
게 떳다. 분명히 가만히 있던 입술이 무엇인가 말하듯 잠시 움직였다. 하지만 시인이 뚫어
져라 쳐다봐도 거울 속의 시인이 움직일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있을리 없는 일에 불안정한
시인의 바램이 만들어 낸 환상이었다. 그것은 오히려 날카로운 비수가 되어 가인의 마음에
틀어박혔다.
“우흑, 으흑흑....흑.”
시인은 잔혹한 현실의 칼날에 절망하며 미끄러지듯 주저앉았다. 시인은 지금에서야 깨달았
다. 스스로의 상처를 치료하고 아픔을 잊기 위해 한 선택이 결과적으론 시인의 목을 졸라왔
다. 금이 간 줄 알았던 자신이 이미 산산조각으로 깨져있었던 것이었다. 오히려 모든 길을
스스로 막고 현실의 지옥에 스스로 밀어넣은 꼴이었다. 이제부터 시인은 환상에 불과한 가
인으로서 앞으로 쭈욱 살아가야만 했다. 그것이 시인이 선택한 지옥이었다.
“나는 고통스러워도 후회하지 않아.”
스스로에게 다짐하듯 중얼거리며, 시인은 일어섰다. 자신은 시인이자 가인이고, 둘이서 한사
람이었다. 반이 사라졌고 그로인한 상처가 고통스럽지만, 나머지 반이 살아있다. 시인은 가
인으로서 살아가기로 다시 한 번 결심했다. 1:1이 1이었기에 1-1도 1이 될 수 있다고 믿었
다. 시인은 가인이 되리라 다짐했다.

매일 반복되는 의식과도 같은 수렁에서 시인이 마음을 추스른 것은 몸이 찬물에 식어가기
시작했을 때였다. 간신히 마음의 균형을 찾은 시인은 젖은 옷을 벗고 수건으로 꼼꼼히 물기
를 닦아나갔다. 몸의 굴곡 하나하나에 남은 가인의 그림자를 확인하듯 꼼꼼히 닦은 후, 가
져온 옷가지들을 걸치고 욕실을 나섰다. 오늘따라 아침식사를 할 마음이 들지 않았지만 애
써 몸을 움직여 부엌으로 향했다.
딩동
계란후라이가 익어가는 것을 보고 있으려니 초인종 소리가 울렸다. 어차피 방문할 사람이라
곤 제한되 있지만 시인은 예의상 현관의 인터폰을 손에 들었다.
“누구세요?”
“알면서 매번 묻는 것도 지겹지 않니?”
“혹시 모르잖아요.”
그렇게 대꾸하며 시인이 문을 열자 호들갑스럽게 라태가 집으로 들어왔다.
귀중한 샘플이 자살이라도 하지 않을까 감시하기 위한 방문이라며 일주일간 매일같이 집에
찾아오는 라태였다. 하지만 자살은 생각도 하지않을뿐더러, 라태가 그런 이유만으로 찾아오
는 건 아니라는 걸 느끼고 있던 시인은 그녀의 방문을 그다지 꺼리지 않았다. 오히려 선배
에 가까운 그녀에게 여러 가지로 도움을 받고 있었다.
“그래그래. 현명한 자세야, 요즘같이 험한 세상에서 여자로서 살려면 그정도는 해야지...응?
어머, 오늘은 한층 더 심한데?”
시인의 얼굴을 보자마자 후다닥 다가온 라태는 시인의 얼굴을 요리조리 돌려보며 호들갑을
떨었다. 그다지 티나지 않지만 그 약간의 차이도 라태는 귀신처럼 캐치해 걱정했다. 그리고
화장품을 핸드백에서 꺼내더니 그 자리에서 메이크업으로 가려준다며 부산을 떨었다. 첫날
만해도 구토까지 하며 몸부림치던게 급속도로 나아지다가 오늘 아침 다시 악화된게 들킨 듯
했다. 약의 탓도 있지만 정신적인 문제때문일 것이라며 적극적으로 조력해주는 라태에게 시
인은 미안함을 느꼈다.
‘오늘 아침의 환상때문일까?’
자신의 마음이 더없이 병들었다고 자각하며 시인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하지만 차마 라태에
게 그것을 말할 순 없었기에 숨기기로 결정했다.
“그냥 조금 피곤해서 그런거에요. 걱정할 필요 없어요. 이정도는 스스로 할게요.”
“그래도~”
“그보다 식사는 하셨어요?”
“음. 그렇게 나오면 어쩔 수 없네.... 근데 식사는 왜?”
“아직 식사 안 하셨다면 같이 하시는게 어떨까 해서요. 토스트 밖에 없긴 하지만.”
“그래? 그럼 감사히 얻어먹을게.”
“다행이네요. 너무 많이 해버려서 걱정이었는데. 예전만큼 못 먹겠더라구요.”
“몸이 바뀌었으니까~ 후후.”
걱정스런 기색은 어디론가 날려보내고, 라태는 구두를 벗으며 시인을 따라 식당으로 자리를
옮겼다. 테이블에 앉은 라태 앞에 미리해둔 토스트접시를 놓으며 시인이 입을 열었다.
“계란후라이는 금방 해드릴게요.”
“아, 괜찮아. 나 계란은 안먹거든.”
“그럼 커피라도.”
“주스로 됐어. 그보다 많이 나은 것 같아 다행이네.”
“라떼언니 덕분에요.”
“뭘~”
쑥스러워하며 웃는 라태를 보며 시인은 쓰게 웃었다. 라태에겐 미안하지만 시인의 상처는
아물어가는 것이 아니었으니 말이다. 그저 익숙해져가는 것 뿐이었다. 겉보기엔 같을지 몰
라도 속으로는 오히려 더 깊이 곪아가고 있었다. 시인은 잠자코 토스트에 계란을 얹어 한
입 깨물었다. 바삭한 느낌과 함께 고소한 빵의 맛이 계란후라이의 맛과 함께 입안 가득히
퍼져나갔다.
“역시 솜씨 좋네.”
칭찬하며 라태는 엄지손가락을 들어보였다. 그리고 시인이 채 반도 먹기 전에 두장 째를 집
어들었다. 시인은 그에 어색하게 웃어보이곤 오렌지쥬스를 따라 라태에게 내밀었다. 솜씨
운운할만한 음식도 아닌 단순한 토스트에 이렇게까지 반응해주는 라태의 모습에서, 전에도
비슷한 말을 동생에게 들었던 기억이 났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런 사정을 모르는 라태는
두장째마저 먹어치우고는 배가 찼는지 시인이 식사를 마치길 기다렸다. 시인도 한 장으로
배가 불러왔기에 둘의 식사는 금방 마칠 수 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거실로 자리를 옮긴 후, 라태가 먼저 입을 열었다.
“공부는 잘 되고 있니?”
“그럭저럭요. 가르쳐 주신 것도 그럭저럭 익숙해질 것 같구요.”
일주일간 시인은 라태에게 이것저것을 배워야했다. 동생에 비해 상대적으로 떨어지던 학업
과, 여성으로써 살아가기 위해 알아두어야 할 것들이었다. 동생과 연결됐던 기억덕에 그다
지 낯설지 않지만 익숙하진 않던 것들을 억지로 몸에 각인시키기 위한 노력이었다. 이제 서
로를 비추며 빛나게 해주던 상대가 사라진 만큼 스스로 두배로 빛나야만 했기 때문이었다.
시인은 완벽한 가인이 되기 위해 자신을 채찍질했다. 동해의 도움으로 여름방학동안의 보충
수업은 빠질 수 있었지만, 내일 있을 개학식부터는 학교에 가야만했다. 그를 위한 연습이었
다.
“네 노력과 결과는 내 눈으로 봤으니 걱정할 필요는 없겠네.”
“다 라떼언니덕분이죠.”
“어머, 비행기 태우진 말라니깐~.”
“아니에요.”
칭찬에 약한 라태가 몸을 배배꼬며 부끄러워했지만 시인은 담담하게 대답했다. 그런 라태에
겐 이미 익숙해졌고 실제로도 그렇게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동해의 부탁이 있었다지만 이정
도까지 시인을 도와준 그녀에게는 매우 고맙게 생각하고 있었다.
이윽고 볼일을 마친 라태가 별거아닌 대화를 하다가 동해의 전화를 받고 돌아갔다. 조용해
진 거실에서 소파에 몸을 기댄 시인은 조용히 내일에 대한 생각에 잠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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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면서 재미있긴 한데, 정말 쓰기 힘들다.
재미있지만 힘들어
항가항가
다음편에선 학교로 무대가 옮겨지는...걸까?


이글루스 가든 - 소설가가 되고 싶습니다!.

by 월신초 | 2009/11/22 15:36 | 허상 이야기(자작소설)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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